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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패턴

대단한 인생이어야만 할까, 아니면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까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HBO 드라마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의 명대사가 알려주는 삶의 지혜: 평범한 일상 속 깨달음

나이가 들고 건강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갑작스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인생, 이대로 괜찮은 걸까?"

 

젊을 때는 언젠가 뭔가 특별한 일을 해낼 줄 알았습니다.

제가 가진 무언가가 빛을 내고 이목을 바라지는 않았어도 사람들이 제가 가진 무엇인가를 알아봐 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년을 건너고 뭔가를 이룰 시간을 지나친 나이가 되고 건강까지 문제가 생기니 어쩐지 허무한 기분이 찾아왔습니다.

어쩌면 '대단한 일'을 하고 싶었고, 남들 눈에 멋져 보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보던 드라마에서 이런 제 마음에 여운을 남기는 대사를 듣게 되었습니다.

 

함께 사건을 맡게 된 제이블과 메어

 

혼란 속에서 발견한 나침반: 내 삶의 방향을 제시한 그 대사

메어 :

내 인생은 쓰레기예요, 제이블
곧 손자의 양육권을 잃게 될 거고,
아들의 자살에 대한 문제를 아직도 겪고 있죠
전남편 집은 거의 우리 집 뒷마당 수준이고요
당신 말이 맞아요.
당신이 뭘 원하는진 나도 모르죠
하지만 이런 걸 원하는 건 분명히 아닐 거예요

 

-중략-

 

제이블 : 그 사건 사실 내가 해결 안 했어요.
메어 : 뭐라고요?
제이블 : 어퍼 더비 여자애 사건 있잖아요

-중략-


메어 : 왜 그렇게 했죠?
제이블 :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내 인생에 한 번 쯤은요
메어 : 위로가 될지 모르지만 나는 내 손자의 엄마에게 마약을 숨겼어요. 그래서 휴직 당했죠
제이블 : 진짜예요? 오, 대박!
메어 : 대단한 일을 한다는 건 과대평가 됐어요. 사람들은 모두 내가 대단한 일을 하길 바라죠. 나도 자기들만큼 엉망이란 걸 모르고요.


메어는 지역 사회에서 나름 유명한 형사입니다. 사건 해결에서 유명세가 있는 중년의 여자 형사죠.

사람들은 그녀에게 슈퍼히어로 같은 존재이길 기대합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적인 약점과 상실, 갈등을 겪고 있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실제로 드라마를 통해 본 그녀의 일상은 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우리의 삶과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드라마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에서 만난 어떤 진심

 

나는 왜 '대단한 일'을 해내고 싶었을까요? 대단한 일은 커녕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조차 고된 날들일뿐인데요.

 

어쩌면 인생의 방점은 세상이 기대하던 ‘대단한 인생’이 아니라, 이런 하루하루의 날들을 어떻게 끌어 안고 살아가는 가의 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에 특별함을 보이는 대신, 나만의 작은 안정을 선택해도 된다는 것!!

대단하지 않아도 좋다. 천천히 날 찾아가는 시간

  • 매일 아침 눈을 뜨고,
  • 운동을 하고
  • 가족과 몇 마디 사소한 일상을 나누고,
  •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고,
  • 걷고, 웃고, 때때로 울기도 하며

그렇게 하루의 시간을 겸손하게 살아가는 것도 '대단한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상처도 있고, 여전히 흔들릴 때도 많고, 여전히 불완전한 삶이지만 "가만히 나답게" 사는 방법을 찾아가는 시간에 집중하라고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의 대사가 조용히 나를 타이르는 것 같습니다.

 

당신의 오늘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길가에 핀 꽃도 스스로의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지금 ‘대단하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스스로를 찾아가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일지도 모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잘 살아내고 있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가만히 내 마음의 한 조각을 풀어내며 독자님의 하루에도 조용한 위로가 가 닿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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